시일야우방성대곡 (是日也又放聲大哭)



















신채호 선생님
의 "시일야우방성대곡(是日也又放聲大哭)"


한.일의 새로운 조약이 체결되던 날에 한국 서울 안팎의 일반 시민들은 큰 소리로
통곡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고, 민영환.조병세 두 충정공이 순국하는 날에 남녀 노유가
일제히 통곡하여 천지가 죽은 것처럼 비통해하였고, 또한 주일 공사가 철수하여
돌아온 날에 이 나라의 관립,사립 학도 4백여 명이 정차장에 쫓아 나와서 전별할 때에
다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렸으니, 본 기자가 듣고 서러워하며, "아, 슬프다!
대한 동포여. 오늘날의 정경이 참으로 가련하고 슬픈 일이오"하고 탄식하였다.

4천년 조국이 지금은 쓸쓸한 곳으로 변하였고, 2천만 형제가 괴롭고 고통스럽게 되었으니,
어찌 곡하여 울지 아니하겠소. 그러나 대한의 제군들은 행여 울음을 잠시 멈추고
나의 한 마디 말을 들으시오.

대체로 오늘날 나라의 형편이 이와 같이 되었으니, 대한의 백성들은 삼한 갑족의 좋은
가문이 많은 것도 노예가 되기는 마찬가지요. 일품에 해당하는 대신의 훌륭한 자격도
붙들려가기를 당하는 것은 한 가지요, 드높은 담장의 훌륭한 집도 남의 사는 집이
될 것이요, 상권도 남의 상권이요, 공업도 남의 공업이요, 화물 수송권도 다른 사람의 것이니,

대한의 백성들은 어떠한 자산 활동을 할 것인가?
앞으로 하와이의 이민과 같이 미국 영토에 붙어 살까, 블라디보스토크의 유민과 같이
러시아 땅에 예속할까. 천지간에 나라 없는 백성은 어디에 살든지 노예는 고사하고
생명을 보전하기 어려울 것이오.
백 번을 생각하여도 한국 동포를 죽음에서 구하는 방법은 학문 이외에 다른 방책은
없으니,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바로 오늘부터 외국의 학문에도 힘써 보시오.
골패.화투가 왠일이오.

신문을 보고, 독서하시오. 저 기생과 축첩에 혹하여 빠지지 말고,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시오. 관직을 사냥하려 굴을 뚫지 말고, 염치와 도리를 차려 보시오.
밭을 구하려 관사에 방문하지 말고 남아의 사업을 경영하여 보시오.
재산으로 자손에게 물려주지 말고 학업으로 자손을 길러 보시오.

산림에 은거하여 이름을 낚지 말고, 재상을 그만둔 편안함을 기르지 마시오.
포로의 치욕을 당하게 생겼소. 무릎을 꿇고 단정히 앉아서 말없이 눈을 감는 것이
소용없소. 운동과 연설이 긴요한 것이오. 심성을 이야기하고, 이기를 논하는 것이
소용없소. 농업과 공업, 상업이 절실하게 급한 것이오.

대체로 인생의 학문이 열려 나가면 지혜가 발달하고 사업이 왕성하게 일어나
하늘에서 받은 자유권을 회복할 기회가 있을 것이오.

타인의 종살이에서 벗어날 방침이 있을 것이니, 나쁜 운수가 가고 좋은 운이 돌아오고
고통이 다하면 감미로운 것이오며, 오늘의 슬퍼서 흐느끼는 모양이 변하여 다음날
기뻐 웃으며 즐겨 하는 모양이 되기도 필연적인 이치니, 대한의 제군들은 생각하여
근면하도록 하시오.




* 글을 보고 있으면 낯설지가 않다. 왠지 지금 얘기 같으네... 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