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된장녀 열풍으로 인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라는 영화의 제목을 보고는 선뜻 영화를 보기가 어려웠다. 주인공인 '메릴 스트립' 의 유혹(?) 덕분에 오늘 결국 보게 되었는데, 놓치면 아까운 영화였을 것 같다.
영화는 알다시피 패션의 도시 뉴욕의 유명 패션 잡지사에서 벌어진다.
오래되고, 권위가 있는 잡지인지 왠만한 유명 패션 회사들이 그 잡지사 앞에선 머리를 숙인다. 머리를 숙이는 모습은 나오지 않아도 장면 중 한 패션 유명 디자이너의 리허설을 평가하는 메릴 스트립 앞에서 절절메는 모습을 보면 추측이 된다. 디자이너들은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지만, 그들을 포장하고 전파하는 것은 결국 매체 아닌가...
앞서 얘기했듯이 영화 제목만으로 나는 이 영화의 대략적인 줄거리도 모르고 오해했다. 이것을 홍보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이 영화의 진짜 내용이 왜곡되었다는 생각마져 든다.
영화는 오아이오에서 뉴욕으로 건너온 저널리스트를 꿈꾸는 사회 신출내기의 이야기이다.
운이 좋은지 지나치게 권위가 넘쳐나는 그런 패션 잡지사의 메릴 스트립의 비서로 들어가게 되고 한달여간의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메릴 스트립은 마치 악마처럼 신참내기 비서인 앤드리아 섹스(삭스?)에게 실현 불가능한 일들을 지시하고, 앤드리아는 그것을 해결하는 것들이 영화 속에 지나간다. 영화니깐 가능한 것이지, 사실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나는 신데렐라 이야기를 또 한번 보나 보는구나. 라고 생각을 했지만, 영화는 신데렐라를 만들지 않았다. 주인공은 정말 저널리스트가 되기 위해 회사를 떠나게 되고 메릴 스트립은 그녀에게 아주 엄청나게 멋진 추천장을 써줬다.
한달만에 사회에서 인정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것 역시 영화니깐 가능한 것이지만...
어떤 상사도 한달만에 신참내기를 인정하기란 어렵다.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봐서는 신이 내린 업무 능력이 아니라면야... -_-a
저널리스트로 좋지만, 나는 왜 앤드리아가 그곳을 떠났는지 사실 동의가 되지 않는다. 저널리스트든 뭐든, 미국이든 한국이든 유럽이든 경험이란 아주 중요한 것이고, 그 경험지가 어디였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가치가 달라진다.
나 같았으면 좀 더 경험을 쌓고 사회적 릴레이션을 더 풍부하게 한 후에 회사를 떠났어도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알고 보면 이 회사나 저 회사나 대부분의 회사는 비슷비슷한데... 내가 본 메릴 스트립은 비서에게 허드렛 업무를 많이 시키긴 했지만, 그녀 자체는 프로페셔널 에너지가 넘쳐 보였다.
가끔식 케이블에서 보는 패션쇼의 옷들을 보면, 저런 것들을 어떻게 입고 다니냐? 하는 생각이 늘 들었는데, 메릴 스트립의 대사 하나로 인해서 아하~ 그렇군. 하는 생각마져 들게 해줬으니...
근데, 왜 악마는 프라다를 입을까?
악마같은 역할을 한 메릴 스트립이 프라다만 입었었나? 내가 아는 프라다는 2차 세계 대전 후 남은 낙하산으로 가방을 만들어 센세이션을 만들어서 지금까지 무난한 스타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거 외엔 별루 없는데... 하긴 악마는 베르사체를 입는다. 악마는 샤넬을 입는다. 보단 좀 더 강하게 보이긴하네. ㅎㅎ
아마도 된장녀 같은 스토리였다면, 아마도 프라다가 이 영화에 대해서 고소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전혀 그렇지 않으니 그냥 있었겠지? 덕분에 지구엔 프라다를 모르는 사람들이 없겠네.
P.S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라는 것을 검색을 하니 "칙릿" 이라는 단어가 보인다. 이게 무슨 말인가? -_-?
젊은 여성을 뜻하는 Chick 과 문학인 Literature 의 합성어라고 한다. "2030女 성공기" 라고 어느 분이 짧게 정의해 주셨네. 예를 든 것들이 주로 젋은 뉴요커 여성들 얘기가 많구만.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