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폰, 입을 열다.

2주쯤 전에 갑자기 전화기가 입을 다물었다.
헉! 얘가 삐졌나? 왜 입을 닫았지?

가만히 보니, 슬라이더와 본체를 연결하는 라인이
단선된 것 같다.

답답하게 침묵하는 녀석의 입을 열어주기 위해
삼성 AS센터에 방문했었지만, 4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발걸음을 돌리고 말았다.

귀찮긴 하지만, 문자로만 커뮤니케이션...
꼭 전화할 일이 있을땐 핸드프리 이어폰을 껴서 통화. -_-

평소에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답답할 수가 없다.
난 이 작은 기계에 얼만큼 중독이 되었을까? ㅜ.ㅜ

오늘 점심까지 포기하고 다시 미리 예약한 시간에
다시 삼성 AS센터에 방문하다.

역시 예약이란 제도가 좋긴하구나. 한주 이상 기다려야 해서 글치...
긴급으로 처리가 된다. (생각해보니 이건 뭐 조삼모사 같군.)

10여분의 대수술이 끝난 후 녀석의
맑은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소리가 들리는 순간의 느낌은 뭐랄까?
심봉사가 눈을 뜬 느낌 비슷한걸까?

이렇게 작은 것에도 행복해 하는 나,
참 여러가지로 마음이 불편한 요즘, 나를 위로해주는구나.

사람이나 기계나 없어지거나 고장이 나야 그 소중함을 알게 되다니...
그 소중함도 잠시 후에 까먹게 되겠지만 머릿 속에 기억은 해둬야겠다.

어쨋든 내 폰의 입을 열어준 삼성 핸폰 기사님 감사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