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2000년 7월쯤이나 보다.
사람은 필요도 없는데, 괜히 가지고 싶은 것들이 있지.
그당시 나는 노트북에 뿅 갔다.
그때 SIGGRAPH를 회사에서 보내주기로 했는데,
완전 여름 성수기라 비행기 티켓이 없어서 출발하는 날까지 그냥 대기 상태였었지.
그때 회사 대표에게 나는 "저 미쿡 못가면, 사장님 놋북 저 주세효~"
라고 거친 협박을... -ㅅ-a
우여곡절 끝에 난 무사히 뉴올리언즈라는 동네로 가게 되었고,
갔다와서도 놋북에 대한 미련은 버리지 못했어.
그래서 거금 290만원으로 컴팩 아마다 E500을 현질했었지.
미친놈;;
그 녀석으로 일을 할것도 아니고, 허구헌날 회사에 죽때리는데...
왜 샀는지 모르겠다.
암튼 녀석과 적어도 5년 정도는 즐겁게 지낸듯하다.
메모리도 넣어주고, 무려 5400 RPM씩이나 되는 하드로 바꿔줬지.
그치만, 세월이 지날수록 얘 산수 실력은 새로운 선수들에게 밀려서
더 이상 그 가치를 발휘할수 없었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리눅스도 깔아보고, FreeBSD도 깔아봤지만,
그것으로 뭐하지? 딱히 할 것이 없자나.
동생에게 미니홈피나 관리하라고 툭 던져줬지만...
녀석의 능력에 한계를 느끼게 되어 버렸지.
녀석은 다시 내손으로 오게 되고, 요즘 잘나간다는 우분투를 깔려고
시도해 봤지만, 리눅스 마져도 이 녀석의 스펙을 거부하고 만다. ㅠㅠ
그냥 윈도98로 클래식하게 써볼까도 싶지만,
내가 뭐하러 빠른 데스크탑 냅두고 삽질을....
시간낭비다.
조금 전 "고오장난~ 냉장고, 테레비 삽니다~ 노트북, 에어콘 삽니다~"
라고 확성기로 외쳐되는 트럭이 지나가길래 단돈 2만5천원에 넘겨버렸다.
결국 나에게서도 떠날수밖에 없는 운영이 된 것이지.
디지털 제품이라는게 오래된 것일수록 고품격으로 향상되는게 아니라 참 아쉽다.
디지털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제품들이 마찬가지겠지만...
나는 말야, 디지털 제품 같은 삶보단 오래되었지만 편안한 나무의자 같은 삶을 가고 싶단다.
현실이 그렇게 될진 모르겠지만...
잘가라~ 나의 노트북이여.
꼬랑쥐.
이거 어쩌지? 조만간 또 방출할 IBM 놋북이 또 있는데...
걘 컴팩 놋북보다 더 후잡스러워서 2만원이나 받을래나?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