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사랑 이야기...
녹색이 파릇하게 무르익던 시절, 외우고 외우고 또 외우다 너덜너덜해진 연극 대본은 그 시절 내가 가장 사랑하며 품었던 것이었다. 외우긴 했으나, 뜻이 너무 어려워 한글인지 영어인지 구분도 하지 않았지만 나는 그것을 사랑했다. 스스로 의미를 마음에 담지 못한채 그것을 관객에게 전달하려고 했었던 로보트에 지나지 않았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그것마저 사랑을 했던 것 같다. 사랑이란, 연극 연습을 하듯 대본을 외우고 동선을 외우고 조명위치를 외우고 음향을 외우는 것처럼 연습을 한다고 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마음을 열고 무엇에 대한 익숙함 속에서 문득 피어나지 않을까? 때론 그 익숙함이 지나쳐 그것이 사랑인지도 모를 때도 있다. 아무리 아름다운 시를 노래할지라도... 사랑이란, 연습이 아닌 그냥 과정인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