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번 달려줘야할 때라고 생각했다.
처음 출발할땐 생각보다 왠지 기운이 딸린다고 생각했지만,
속도가 붙을수록 바람을 뚫고 앞으로 힘차게 달려간다.
답답한 앞 차량을 추월하기 위해 단지 몇초동안 전후좌우를
살펴보고 판단하고 실행을 하려할때 녀석은 내 생각처럼 잘 움직여준다.
착한 녀석...
한적한 도로가 보일땐 과감하게 출력을 높인다.
120, 130, 140, 150, 160 ...
음악이 흐르긴 했지만, 과속에서 너무 조용한 탓에 나는 그만 속도감을 잃고 말았다.
어쩌면 과속 감시 카메라가 아니었다면 더 내어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
사실 겁이 좀 났다. -_-;
잘 깔린 아스팔트 위를 질주하는 기분이란 정말 짜릿하다.
나 혼자니깐 이렇게 속도를 냈지 아마 옆에 누군가가 있었다면 정속 주행 했겠지.
하지만,
질주를 하면서도 멈춰야 할 때가 있는 것 같다.
피하고 싶지만 거스를수 없는...
그 신호를 무시하고 질주를 선택할땐
그 이후엔 본인의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다는거.
5미터 앞 밖에 보이지 않는 빗속을 뚫고 지나간다는건 쉬운 일이 아니다.
억수같이 퍼붓는 국지적 폭우는 마치 안개와도 같고 순간 나는 봉사가 된 듯한 느낌이랄까.
쉬어가자.
어차피 멈춰서서 잠시 심신을 달랠수 있다면 잠깐 쉬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테니.
오히려 내가 아닌 다른 것으로 인해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더 편할지도...
고속도로에서의 갓길은 처음이지만 정말 고마운 녀석이었어.
아~ 지금 너무 뻐근한걸.
몇시간을 신경을 바짝 쓴 탓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