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로는 오늘 일본 쪽으로 태풍이 올라오고, 남해안은 태풍경보까지 떳다. 그동안 하늘을 가끔 보고 있으면 내 마음까지 갑갑해지는 듯한 희멀건 하늘이었든데 오늘 서울 하늘은 정말 정말 맑았다. 얼마나 오랜만에 보는 하늘이었을까? 카메라를 들고 부랴부랴 옥상으로 올라가서 찍은 하늘. 이건 마치 유럽에서 봤던 하늘 빛이었던것 같았어.
어떤 기분일까? 무언가 받치고 있지만, 허공에 뜬채 발이 바닥에 닫지 않는다. 아무리 발버둥을 친데도... 이건 꿈도 거짓말도 아닌 현실일 뿐이야. 녀석의 기분은 어떨까?
왠지 느낌이 이상하다. 푸른 녹색과 꽃들의 색들은 화사하기만 한데... 낙타 저녀석의 눈은 왜 저렇게 슬퍼보일까? 녀석이 있어야 할 곳은 이곳이 아니라 황금색 모래사막이 어울리는 곳이라고 내 머리 속에 각인이 되어 있나 보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자유가 박탈 당하는 순간 모든 것이 슬플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오늘은 늘어지게 늦잠자고 일어나서, 몇일전 샀던 책을 봐줘야겠다 라고 생각했건만... 늦잠은 왠일이냐... 평소보다 눈이 더 빨리 떠지는건 불행처럼 느껴진다. 쿠숀을 부여 안고 딩굴딩굴 거려도 잠은 안온다. ㅠ.ㅠ 간만에 SLRCLUB 장터를 기웃거리다 EF 135mm 2.0L 렌즈가 눈에 띈다. 어떻하나? 이거 지름신 와버렸네. 고민의 시간은 고작해야 5분 정도 되었을까? 오늘은 5분이지만, 사실 몇달동안 장터 매복한거 생각하면 꽤 길게 눈팅한 듯 하네. 어쨋든 일반 시세보단 살짝 저렴한 가격에 렌즈를 갖게 되었다. 어쩔꺼야~~~ 오늘같이 쨍한 날엔 떠나줘야지! 올림픽공원 급 출사! 회사 동료 한분, 이 양반이랑은 언제든 콜 하면 나간다. 완전 기분이 다운되었거나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말이지. 처음엔 ..
화창한 주말, 정말 어디론가 나가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날씨였다. 집을 나가자마자 밀려오는 더위에 잠깐 고민을 하긴 했지만... ^^; 회사 동료와 함께 간 곳은 북촌 한옥마을... 이름이 거창해서 도시에서 보기 힘든 한옥이 가득 모인 곳이라 생각했는데, 거의 띄엄띄엄 보이는 한옥은 실망감만 밀려왔다. 너무 급속한 현대화 속에 우리의 오랜 것들이 사라져간 듯 해서 못내 아쉬움만 남았다. 나는 그것에 신경은 안쓰면서, 남들에게 그것을 바라는 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ㅠ-ㅠ 한옥마을을 돌아 삼청동 카페 골목으로 휘휘~ 돌아 내려오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다들 손엔 카메라 하나씩은 가지고 이쁜 카페나 골목의 여기저기를 연신 찍어댄다. 삼청동 카페 골목은 종종 왔지만, 글쎄... 뭘찍어야 할지.....
한동안 다른 책 보느라 야금 야금 봐왔던, 츠지 히토나리의 를 다 읽었다. 실제 표지를 보면 더 이쁜데, 생각보다 이미지가 안이쁘게 나왔네. 는 그냥 영화로만 느꼈는데, 편지를 읽은 후 왠지 그의 글이 상상이 간다. 흐음~ 편지를 써본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모르겠다. 한땐 이메일 대신에 일부러 편지를 적어보기도 했었는데, 아마도 책꽂이 어딘가엔 쓰다남은 편지지, 편지봉투가 남아 있을 것 같애. 는 한 소설가가 부업으로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편지를 대필해준다는 이야기. 대필된 편지를 읽고 있으면 대필을 의뢰한 사람들 각각의 인생을 엿볼 수 있다. 길거나 짧거나 우리의 수명엔 한계가 있는데 왜 이렇게 정말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는지... 지나고 보면 별것도 아닌 일도 그땐 왜 그렇게 마음 고생하고 어려웠을까?..